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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8.25 17:50

올해 블리즈컨은 뭔가 보여줘야 한다

  • console 오래 전 2023.08.25 17:50 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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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에게 ‘블리자드’는 이름만 들어도 설레는 회사다. 스타크래프트, 워크래프트, 디아블로, 오버워치,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등 수많은 명작 게임으로 전세계 게임업계 패러다임을 바꾸거나 아예 장르 역사를 새로 써왔기 때문이다. 폼이 많이 하락한 지금도 전세계 대표 게임사를 꼽을 땐 블리자드가 빠지지 않으며, 아직도 그들을 믿고 지지해주는 유저들이 상당수 존재한다.

그러나 최근 들어 블리자드의 앞날이 위태로워지는 느낌이다. 원인은 최신작인 디아블로 4와 오버워치 2다. 두 게임 모두 유저 요구와 반대되는 업데이트 방향과 행보들로 입방아에 오르내리고 있다. 실제로 국내외를 막론하고 SNS, 공식 포럼 등 각종 커뮤니티에서도 블리자드에 우호적인 글들을 찾아보기 힘든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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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아쉬운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블리자드 (사진제공: 블리자드)

개발자 게임 이해도 논란부터 복사 버그까지, 바람 잘날 없는 디아블로 4

먼저 디아블로 4는 지난 6월 6일 정식 출시됐다. 11년 만에 나온 신작인 만큼 전세계적으로 엄청난 관심이 몰렸고, 출시 1주일이 채 되지 않아 6억 6,600만 달러(한화 약 8,400억 원)를 판매하며 그 인기를 증명했다. 이때까지만 해도 디아블로 2와 3의 장점을 계승해 새로운 분위기로 재창조하는데 성공했다는 평가를 손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그러나 시즌 1 출시 언저리부터 인벤토리 관련 편의성, 던전 내 몬스터 밀집도 부족, 하드코어 모드 서버 이슈 등 다양한 측면에서 개선 요구가 빗발치기 시작했다. 이에 블리자드가 여러 차례 패치를 선보이며 대응에 나섰지만, 결과는 좋지 않았다. 번번히 유저 요구를 빗겨간 패치 내용이 공개됐고, 당장 개선이 필요한 부분도 언제 고치겠다는 확답을 주지 못하며 유저들을 실망시켰다. 최근에서야 고쳐진 골드 및 아이템 복사 버그에 대한 뒤늦은 대응은 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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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복사 버그로 거래 정지 조치까지 있었던 디아블로 4 (사진출처: 디아블로 4 공식 포럼)

이러한 게임 내 이슈로 민심이 안 좋은 상황에 불을 지른 것이 개발자 게임플레이 영상이었다. 지난 12일 공식 유튜브에 공개된 해당 영상에는 디아블로 4 던전 디자이너의 게임 이해도가 의심되는 장면이 여럿 담겨 논란이 됐다. 유저들은 “지금까지 패치들이 왜 그 모양이었는지 알겠다”라는 의견들을 보이며 ‘싫어요’와 댓글 폭격을 가했고, 결국 블리자드는 해당 영상의 댓글 작성을 막아버렸다. 오죽하면 게임스컴에서 선보인 시즌 2 예고에 대해서도 “현재 상황이 얼마나 급박하면 시즌 시작 한 달 만에 다음 시즌을 예고하는가”라는 비평이 잇따르고 있는 상황이다.

▲ 논란이 됐던 해당 개발자 플레이 영상 (영상출처: 디아블로 공식 유튜브 채널)

PvE 콘텐츠가 메인인데 이걸 축소하면 어떡해, 출시 의미를 잃어버린 오버워치 2

오버워치 2는 작년 10월 출시됐다. 넘버링이 붙은 만큼 후속작 개념이긴 하지만, 사실 1편과 크게 달라진 것은 없다. 기본 플레이가 무료로 변경되고, 시즌제가 도입되고, PvP 팀 구성이 변경되긴 했지만, 이는 사실 일반적인 온라인게임에서 이따금씩 진행되는 대규모 업데이트 수준이다.

그 과정에 차별화 포인트로 내세워진 부분이 바로 PvE 모드였다. 수년째 스토리가 제대로 진행되지 않고 PvP 모드로만 연명하던 오버워치에 새로운 바람이 불어오리라는 희망을 갖게끔 했다. 각종 스킬트리와 특성을 자유롭게 선택하며 갖가지 연출을 즐길 수 있는 PvE 콘텐츠는 공개와 동시에 수많은 오버워치 유저들을 기대케 만들었다. 실제로 개발진은 “오버워치 2를 위해 새로운 게임 엔진을 개발한 이유는 PvE 콘텐츠를 원활하게 업데이트하기 위해서”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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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vE 콘텐츠로 많은 기대를 받았던 오버워치 2 (사진제공: 블리자드)

그러나 지난 5월 개발진은 오버워치 2 PvE 콘텐츠 규모를 대폭 축소하겠다고 밝혔다. 당시 오버워치 2 아론 켈러 디렉터는 “PvE 모드를 개발하는 과정에서 너무 많은 것이 필요함을 느끼게 됐고, PvP 개발에 차질을 줄 수는 없다고 판단해 많은 계획을 취소하게 됐다”라고 축소 이유를 설명했다. 소식을 접한 유저들은 “이럴 거면 오버워치 2는 대체 왜 출시한 거냐”라고 이야기하며 많은 실망감을 드러냈다.

그렇게 말 많았던 오버워치 2 PvE 콘텐츠는 축소된 채 ‘이야기 임무’라는 이름으로 지난 11일 출시됐다. 아니나 다를까 분량과 완성도 면에서 많은 부정적 평가가 나왔다. 이는 시즌6 시작과 함께 선보인 오버워치 2 스팀 페이지 리뷰로도 알 수 있는데, 현재 오버워치 2는 스팀에서 16만 2,094개의 ‘압도적으로 부정적(9%)’ 평가를 기록 중이다. 물론 이는 단순히 PvE에 대한 불만이라기 보다는, 그동안 오버워치 2가 쌓아온 유저 불만이 스팀 유저 평가라는 장을 통해 해방된 것에 가깝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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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분량과 완성도 면에서 많은 아쉬움이 드러난 PvE 이야기 임무 (사진: 게임메카 촬영)

결국 남은 카드는 올해 블리즈컨뿐

이제 올해 블리자드에게 남은 카드는 사실상 ‘블리즈컨’ 하나라고 봐도 무방하다. 25일 추가된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클래식 서버 하드코어 모드나 10월 예정된 디아블로 4 시즌2가 있긴 하지만, 현재 여론을 완전히 뒤바꾸기에는 약하다. 확실한 카드를 꺼낸다면 블리즈컨이 최적의 타이밍이다.

이에 블리즈컨과 관련된 각종 루머들도 다수 돌고 있다. 최근 주목도가 높은 내용은 스타크래프트 3다. 일부 외신은 블리자드가 스타크래프트 시리즈 후속작을 개발 중이며, 관련된 내용이 블리즈컨에서 나올 수도 있다는 추측을 내놨다. 작년 11월 마이크로소프트 게이밍 필 스펜서 CEO가 블리자드와 스타크래프트 시리즈 부활에 대해 논의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힌 것도 근거로 뽑힌다.

물론 단순히 스타크래프트 3가 나온다고 해서 블리자드를 둘러싼 상황이 180도 달라지진 않을 것이다. RTS 장르 인기가 예전만 못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과거 스타크래프트 시리즈 개발에 참여했던 관계자들은 퇴사 이후 AOS 장르와 결합한 각종 전략 게임들을 선보이고 있다. 따라서 아마 나오더라도 스타크래프트 IP를 활용한 다른 장르 게임이 될 가능성이 높다. 과거 개발이 취소된 스타크래프트: 고스트와 같은 방식일 수도, 아예 다른 방식일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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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로운 스타크래프트 IP 게임이 나올 수도 있다 (사진출처: 블리자드 공식 홈페이지)

또 하나의 카드는 디아블로 4 대형 확장팩이다. 유저 불만이 많은 게임 내 각종 이슈들과 신규 콘텐츠 추가 요구까지 한 방에 잡을 수 있는 방법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전작 디아블로 3도 ‘영혼을 거두는 자’ 확장팩부터 눈에 띄게 할만 해졌다는 평가를 받았기에, 만약 올해 블리즈컨에서 추가 확장팩이 공개된다면 ‘최근 개발진의 뒤늦은 패치들은 확장팩 개발로 인한 인력 부족의 결과’라는 약간의 면죄부를 받을 수도 있다.

사실 디아블로 4 확장팩의 경우 가능성도 나름 높은 편이다. 디아블로 3의 경우 출시 1년이 살짝 지난 시점에 첫번째 확장팩 소식을 공개했지만, 지난 15일 블리자드 마이크 이바라 CEO가 “앞으로 (디아블로) 타이틀 간격이 크지 않을 것이다”라고 말한 바 있기에 전보다 더 빠른 시점에 확장팩을 선보이고 차기작 디아블로 5 등을 준비할 수도 있다. 내년 블리즈컨으로 가게 되면 너무 늦는 만큼 사실상 올해가 절호의 발표 타이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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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능성이 꽤 높은 디아블로 4 확장팩 (사진: 게임메카 촬영)

아니면 내년으로 20주년을 맞이하는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에 큰 변화가 있을 수도 있다. 지난 9일 마이크 이바라 CEO는 “올해 블리즈컨에서 크리스 멧젠과 함께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와 관련된 흥미로운 정보를 공개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소식을 접한 유저들은 대대적인 그래픽 개선 혹은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2’가 나오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

물론 이러한 루머를 떠나서 팬데믹 이후 4년 만에 오프라인 개최가 이루어지는 점도 눈여겨봐야 한다. 블리자드는 올해 E3 취소를 비롯해 온라인 행사로 넘어가는 게임업계 추세와는 달리, 많은 비용을 들이더라도 오프라인 블리즈컨을 개최하겠다고 밝혔다. 마이크로소프트와 액티비전 블리자드 인수합병 건과 관련한 사업적인 부분도 엮여 있는 만큼, 아예 향후 기업 방향에 대한 이야기가 나올지도 모른다. 실제로 블리자드는 최근 스팀에 오버워치 2를 출시하며 최초로 자체 게임을 외부 플랫폼과 엮기도 했고, 유비소프트 구독형 서비스(유비소프트+)에 자사 게임을 제공하는 계약을 맺기도 했다.

이 모든 상황이 올해 블리즈컨을 주목하게 만들고 있다. 과연 블리자드가 유저들의 기대에 부응하는 뭔가를 보여줄 수 있을까? 올해 블리즈컨은 현지시간 기준 11월 3일과 4일 양일간 미국 애너하임 컨벤션 센터에서 열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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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많은 것이 달린 올해 블리즈컨 (사진제공: 블리자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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