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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디言] 떠나간 가족의 행복한 다음 생을 기원하며, 환생별
- console 오래 전 2023.07.08 11:51 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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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농림축산식품부는 통계를 통해 대한민국 국민 네 명 중 한 명은 반려동물을 키우고 있다고 밝혔다. 당시 인구가 약 5,183만 명이었으니, 대충 1,300만 마리의 반려동물이 국내에 존재했다는 셈이다. 반려인구 증가에 따라 반려동물에 대한 인식은 차차 바뀌고 이와 관련된 산업도 다양하게 성장했는데, 그 중 가장 이목을 끄는 요소가 바로 반려동물 장례식장이다. 단순히 묻어주거나 동물병원에 위탁하는 시절을 지나, 이제는 사람에게 그러하듯 공간을 만들고, 그리워하고, 추억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런 절차와 행위로도 해소되지 않는 것이 있다. 바로 마음이다. 더 잘 돌봐줬으면, 더 일찍 아프다는 것을 알았으면, 조금 더 많이 놀아줬으면 하는 후회와 우울감 같은 것들 말이다. 반려동물을 상실한 뒤에 겪는 우울감과 신체적 변화 등은 ‘펫로스 증후군’이라고 불리는데, 이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많은 노력과 시간이 필요해 일종의 사회문제로 언급되기도 한다. 이별을 수용하는 일은 어렵기 때문이다.
하지만 오늘 소개할 게임 환생별은 ‘이별은 또 다른 시작’이라는 메시지를 담아 무지개 다리를 건넌 반려동물의 이야기를 상상하고, 수용하게 돕는다. 인디 개발팀 넥스트 레벨의 쿼카 팀장은 환생별을 ‘기능성 게임’이라 설명했하며, 많은 이들에게 위로가 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밝혔는데. 그렇다면 이들은 과연 어떻게 메시지를 전달하고 게임에 재미를 담았을까? 게임메카가 쿼카 팀장과 직접 이야기를 나누어보았다.
무지개 다리를 건넌 동물 친구들의 이야기
환생별은 횡스크롤 런닝게임이다. 게임의 주제가 누구에게나, 어렵지 않게 전달되는 캐주얼한 장르를 택한 셈이다. 게임의 목표는 단순한 조작으로 스테이지에 도달하는 직관적인 구성으로, 가는 길에 다양한 미니게임을 둬 지루함을 낮췄다. 또, 스테이지를 클리어할 때마다 새로운 에피소드를 제공하며 적당한 성취감도 더했다.
반려동물과 이별을 경험했거나, 펫로스 증후군을 겪는 분들에게 도움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그러면서도 조금 더 가볍게 다가갈 수 있기를 바라며 개발을 시작했다. 게임의 주인공은 강아지로, 플레이어는 스테이지를 클리어하면서 고양이나 햄스터와 함께하거나, 이들의 다양한 이야기를 만나볼 수 있다.
게임을 구상하게 된 계기는 '무지개 다리를 건너다’라는 관용어에서였다. 반려인들은 반려동물이 죽었을 때 무지개 다리를 건넜다고 말하는데, 쿼카 팀장은 이곳을 뛰어다니는 동물을 떠올렸다. 마치 산책을 나온 것처럼 행복하게 달리며 다리를 건넌다는 모습을 담으면 위로가 되고 재미가 있을 것 같아 이 초안에서 차차 살을 붙여나갔다.
대신 누군가의 상처를 건드릴 수도 있는 문제인 만큼, 개발단계에서 다양한 자료를 많이 참고했다. 쿼카 팀장은 “전문가들은 공통적으로 ‘이별을 이해하고 받아 들이는 게 도움이 된다’고 했다”며, “그래서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그 감정을 솔직하게 느끼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이별이 슬픈 이유가 이게 끝이라 생각해서인데, 이별이 끝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환생별이 구체화 된 과정을 설명했다. 게임에서 무지개 다리를 건넌 이후의 이야기를 그리는 것은, 건너고 나서도 이들은 각자의 방식대로 행복하고 새로운 삶을 보내고 있다는 걸 전달하기 위함이라는 것이다.
반려동물을 키우는 주변인들의 이야기도 놓치지 않았다. 반려동물을 키웠던 개발자 본인의 기억을 복기하기도 했고, 고양이를 키우는 언니에게도 이야기를 듣거나, 수기 같은 방식으로 자신과 반려동물의 이야기를 전하는 친구를 만나기도 했다. 쿼카 팀장은 “반려인들은 이런 마음들로 동물을 키우기에 이별할 때 더욱 힘들 수도 있겠다”며, “환생별이 모쪼록 위로가 되는 이야기가 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개발자 포함, 반려인들의 다양한 이야기와 경험 담았다
넥스트 레벨은 약 1년 반 전 만들어진 인디 게임 개발팀이다. 당초 쿼카 팀장의 대학 프로젝트였던 환생별의 상업용 개발을 목표로 만들어 졌다. 기존에는 주변 사람들을 모아 팀원을 꾸리게 됐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졸업을 하거나 떠나는 사람이 생기며 학교 에브리 타임과 주변 지인들을 수소문해 팀원을 구하고 개발을 이어왔다. 현재 넥스트 레벨은 4인으로, 서로 다른 학교에 있는 재학생과 졸업생들이 모여 만들어졌다.
학생들이 학업을 겸하며 개발 중인 게임인 만큼, 현실적 장벽에 부딪혀 콘텐츠를 축소하는 일도 많았다. 특히 커뮤니케이션 요소, 외형 변경, 넣고 싶었던 에피소드 등 핵심 콘텐츠를 축소하거나 놓아주어야 하는 상황은 큰 아쉬움을 낳았다. 하지만 첫 작품인 만큼, 완성을 목표로 개발에 전념해야 했다. 시험기간이나 과제 제출 기간 등, 학교 커리큘럼에 어긋나지 않는 선에서 최선을 다해 개발했다.
이렇게 개발 과정에서 여러 아쉬운 일도 있었지만, 오히려 힘을 얻은 때도 있었다. 쿼카 팀장은 “개발 단계에서 많은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게 다양한 레퍼런스를 수집하고 플레이 했다. 그 중 범죄도시3와 비밀의 숲으로 유명한 배우 이준혁 님이 만든 ‘안녕 팝콘’을 알게 됐는데, 그 게임도 떠나 보낸 반려견을 추억하며 만든 게임이었다. 처음에는 게임의 주제나 장르가 비슷해 ‘게임을 엎어야 하나?’라는 생각을 했지만, 그 게임을 플레이 하신 분들이 많은 위로와 도움을 받았다는 후기를 보고 오히려 자신이 생겼다. ‘우리는 우리만의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었으니까, 이렇게 게임으로도 메시지를 전하고 도움을 줄 수 있구나. 그게 가능하구나’라는 생각이 들어 후발주자로서 힘내기로 했다. 우리는 우리만의 이야기를 전할 수 있기 때문”이라며 당시를 소회했다.
학생 프로젝트를 상업 게임으로 이끌기까지
현재 환생별은 인게임 핵심 기능과 스토리는 완성된 상태로, 현재 백엔드를 손보고 있다. 함께 스테이지 별 레벨 디자인과 아이템 및 콘텐츠를 고려하고 있어 개발 단계는 대략 60~70%까지 접어들었다. 가장 어려움을 느끼는 부분은 레벨 디자인으로 “어떻게 하면 재미있을까?”와, “어떻게 해야 어렵지 않고 재밌게 즐길 수 있는지”에 고민이 가장 많다.
오는 10월 비공개 테스트를 실시할 예정인 환생별은 정식 출시 시점에 16~17개 스테이지와 에피소드를 선보이는 것이 목표다. 러닝 게임 특성 상 플레이 시간은 정해져 있으나 숙련도에 따른 클리어 여부에는 차이가 있기에, 플레이타임을 고려하지는 않았다는 게 쿼카 팀장의 말이다.
쿼카 팀장은 인터뷰를 마무리하며 “지금 같이 작업하고 있는 팀원들이 학업과 병행하느라 힘들었을 텐데도 지금까지 함께해줬다는 사실에 매우 고맙다”며, “출시까지 같이 힘내줬음 좋겠다”고 전했다. 함께 “좋은 의도로 만든 게임이지만 누군가가 플레이 하지 않으면 의미가 없을 것 같다”며, “인터뷰를 통해 그 빛을 보게 될 계기가 늘어나 기쁘다. 힘들어하시는 많은 분들께 환생별이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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