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벼랑 끝 몰린 게임업계, 승부수 띄울 때
- console 오래 전 2023.08.10 17:50 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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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2년 2분기 게임 상장사 실적 (자료출처: 전자공시 및 각 게임사 IR 페이지)
작년 연말부터 시작된 국내 게임업계 불황이 시간이 갈수록 극심해지고 있다. 넥슨, 그라비티, 티쓰리 등 일부를 제외한 게임 상장사 대부분이 적자를 기록하거나 전년 동기보다 영업이익이 큰 폭으로 떨어졌다. 우선 넷마블은 6분기 연속 적자에 빠졌고, 네오위즈, 데브시스티즈, 위메이드, 컴투스, 컴투스홀딩스, 펄어비스 역시 적자전환하거나 적자가 지속됐다. 앤씨소프트는 전년 동기 대비 영업이익이 71.3% 줄었고, 웹젠, 위메이드맥스, 카카오게임즈도 영업이익이 50% 이상 감소했다. 배틀그라운드 모바일 성과로 탄탄한 성과를 유지했던 크래프톤마저 영업이익이 20% 줄었다.
이처럼 불황이 세 분기 이상 이어지며 게임사는 생존을 위해 허리띠를 졸라맸다. 게임사 대부분이 고정비인 인건비는 유지하는 선에서 그치고, 조정이 가능한 마케팅비를 최대한 감축하려는 움직임을 보였다. 웹젠은 2분기에 광고선전비로 전년 동기보다 91% 줄어든 2억 원을 썼고, 엔씨소프트도 전년 동기보다 마케팅비를 80% 줄였다. 넷마블, 데브시스터즈, 위메이드플레이, 크래프톤 등도 마케팅비를 절감했다. 아울러 매출은 줄었으나 영업이익은 늘어난 조이시티, 더블유게임즈 역시 마케팅비 등 비용을 줄여 이익률을 높였다.
위에 언급한 다수 게임사에게 2분기는 마지막 힘을 쥐어짜서 버티는데 집중했던 시기다. 말 그대로 벼랑 끝에 몰린 상황이라 하반기에 승부수를 띄우지 못하면 회생 타이밍을 못 잡을 수 있다. 그나마 상반기에 신작을 출시하며 마케팅비 집행을 해둔 위메이드, 카카오게임즈, 컴투스 등은 이를 기반으로 삼아 글로벌 서비스 등으로 활로를 찾을 필요가 있다. 실제로 위메이드 장현국 대표는 컨퍼런스 콜을 통해 “나이트 크로우 7월 일 매출은 9억 내외이며 8월에도 이를 유지 중이다”라고 밝혔고, 연내 나이트 크로우를 해외에 출시할 것이라 밝혔다.
6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 중인 넷마블도 7월 초에 출시한 신의 탑: 새로운 세계를 시작으로 내년 상반기까지 꾸준히 신작을 선보이며, 카카오게임즈도 지난 7월에 아레스: 라이즈 오브 가디언즈를 내놓은 상황이다. 두 게임 모두 출시 초기에 구글 플레이 게임 매출 TOP10에 들었고, 이후 선보일 신규 타이틀도 지속적으로 준비 중이기에 4분기에는 가시적인 성과를 낼 수 있느냐가 관건으로 떠오른다. 이 외에도 데브시스터즈와 웹젠 역시 자사 대표 IP인 쿠키런, 뮤를 기반으로 한 신작을 하반기에 출시한다.
다만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국내 모바일 MMORPG는 기존에도 포화상태였고, 상반기에 규모 있는 신작 다수가 출시됐다. 아울러 모바일게임은 기존 행보를 통해 온라인게임보다 매출 유지력이 낮다는 점도 여실히 드러났다. 따라서 그간 국내 시장을 지배해왔던 ‘모바일 MMORPG’만으로는 반등이 어려울 수 있다.
엔씨소프트가 오는 12월에 출시할 TL을 개발하며 소위 ‘리니지라이크’가 아닌 PC∙콘솔 신작으로 준비하는 이유 역시 여기에 있을 수 있다. 엔씨소프트 홍원준 CFO는 컨퍼런스 콜에서 “기존에 하던 IP와 종류를 떠나 글로벌로 여러 장르에서 신작을 내는 데 부족함이 있었던 점을 여실히 느끼고 있다”라고 언급하며 전사적으로 프로세스를 점검해 새로운 경영전략을 수립하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실제로 넥슨 민트로켓의 신작 ‘데이브 더 다이버’는 정식 출시 후 약 2주 만에 누적 판매량 100만 장을 기록하며 기존과 전혀 다른 게임성과 전략으로도 두각을 드러낼 수 있다는 점을 증명해내기도 했다. 아울러 네오위즈 역시 오는 9월에 PC∙콘솔 소울라이크 신작 P의 거짓을 출시하며, 펄어비스 역시 올해 개발 완료를 목표로 한 붉은사막을 글로벌 콘솔 유저 눈높이에 맞는 타이틀로 준비 중이다.
여기에 아직은 뚜렷한 성과가 없지만 주요 게임사 다수가 장기간 투자해온 블록체인 게임이 연말에 두드러진 결실을 맺을 수 있느냐가 관심사로 떠오른다. 특히 최근 일본에서 블록체인 게임을 포함한 가상자산 시장 전반에 대한 규제를 완화하며, 현지에서 블록체인 게임 관련 행사가 연이어 열리는 등 시장 역시 탄력을 받으리라는 기대감이 조성되고 있다. 아울러 가상화폐를 소재로 만든 미소녀 캐릭터가 등장하는 ‘코인무스메’ 등 특유의 모에 감성을 녹인 블록체인 게임도 시중에 나오기 시작하며 국내 게임사 역시 일본 성장세를 조명하고 있다.
앞서 이야기한 일련의 활동을 토대로 게임사는 하반기에 생존을 위해 장기간 벼린 무기를 꺼내 들고 있다. 이 무기가 불황을 끝낼 전투력을 발휘하지 못한다면 게임업계는 벼랑 끝에서 더 이상 버티지 못할 수도 있다. 위기에 처한 게임업계가 새로운 활로를 확보할 수 있을지 유심히 지켜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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