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뉴스

2024.01.12 09:50

[순정남] 필요한 기능 같지만 사실 장식이었던 것 TOP 5

  • console 오래 전 2024.01.12 09:50 인기
  • 2,826
    0
※ [순정남]은 매주 이색적인 테마를 정하고, 이에 맞는 게임이나 캐릭터, 사건 등을 소개하는 코너입니다.

어렸을 때, 승용차 트렁크에 간혹 달려 있는 날개 같은 것의 정체가 궁금했다. 그 답은 레이싱 만화에서 얻을 수 있었다. 고속으로 주행 중인 상황에서는 자동차에 위로 뜨는 힘인 '양력'이 발생해 차체가 불안정해지는데, 날개 같이 생긴 '윙'이 아랫쪽으로 눌러 주는 '다운포스'를 내줘 차체를 붙잡아 준다는 것. 그래서 차량에 꼭 필요한 것이라 알고 있었다. 그러나 어른이 되고서야 진실을 알 수 있었다. 서킷을 뛰는 레이싱 차량이 아닌 이상 고속도로 같은 공도에서 윙은 거의 도움이 되지 않으며, 사실상 멋을 위한 부품이라는 것을.

이처럼 세상엔 꼭 필요한 것들로만 가득 차 있을 것 같지만, 사실은 굳이 필요하지도 않은데 '멋져 보이기 위해' 존재하는 것들이 더 많다. 게임에도 마찬가지다. 얼핏 보면 유용하고 필요해 보이는 기능 같지만, 사실은 기능 자체는 별 거 없고 멋으로 넣은 것들이 은근히 많다. 오늘은 그런 사례들을 한 곳에 모아 보았다.

TOP 5. MMORPG '점프'

게임에서 '점프'는 매우 흔한 기능이다. 적을 밟거나 뛰어넘고, 공격을 위해 도약하고, 지형지물을 오가는 데 있어 점프는 필수불가결하다. 플랫포머 게임에서는 사실상 메인 스킬이고, FPS나 TPS, 액션 등에서도 주요 전술로 쓰인다. MMORPG도 3인칭 백뷰 시점 게임이라면 십중팔구 스페이스 바를 통한 점프를 지원하는 경우가 많다. 이 점프는 이동과 휴식, 전투 등에서 폭넓게 활용되며, 최근 게임은 점프를 넘어 비행이나 활공까지 가능해지고 있다.

다만, 많은 MMORPG에서 점프는 단순 장식에 불과한 경우가 많다. 맵이 평면적이고, 지형 높낮이가 거의 일정하거나, 점프를 통해 올라갈 수 있는 곳이 극히 적고, 전투가 타겟팅 형식으로 진행되는 게임들이 특히 그렇다. 이 경우 점프는 단순히 눌렀을 때 조금 재미있는 기능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효용성보다는 이동 중 재미를 담당하는 이모티콘 정도의 역할만 할 뿐이다. 다만, 게이머에게 있어서는 뭔가를 눌러 동작을 할 수 있다는 느낌과 반응을 직접적으로 전해주고, 지루함을 덜어주는 역할로서 충분히 가치가 있다는 의견도 많다.

그래도 점프라도 누르고 있으면 안 지루하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그래도 점프라도 누르고 있으면 안 지루하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TOP 4. '힙'한 업데이트 공지

게임에 있어 업데이트라 함은 콘텐츠를 추가하거나 밸런스를 조절하는 것 뿐 아니라, 버그를 수정하고, 보안을 강화하고, 클라이언트 보수, 외부 호환 점검, 서버 점검 등 다양한 업무결과의 집합체다. 물론 일반 유저들이 관심있는 것은 앞에 설명한 콘텐츠나 밸런스 등이며, 나머지 기술적인 부분은 크게 궁금해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이를 알리는 것 역시 게임사의 의무 중 하나이기에 대다수 게임은 이러저러한 기술적 업데이트를 진행했다고 간략하게나마 공지하곤 한다.

이러한 경향이 모바일 시대에 접어들며 유머러스하게 바뀌었다. 업데이트 내용에 '버그를 수정하고, 오후 반차를 썼습니다' 등 유머러스한 이야기를 담기 시작한 것이다. 유튜브 등 다양한 어플리케이션에서 이러한 재치 있는 업데이트 내용을 적으며 호평을 받자 말 그대로 '너도 나도' 이 같은 힙한 업데이트 내용을 적기 시작했는데, 간혹 그게 과해서 눈살을 찌푸리게 만든 경우도 적지 않다. 최소한의 정보도 없이 '우리 게임(앱)이 더 멋져졌습니다' 정도만으로 설명을 끝내는 등의 사례가 대표적이다. 그쯤 되면 사실상 효용성이 전혀 없는 공지가 되니, 최소한의 정보는 담도록 하자.

유튜브 앱이 유행처럼 퍼뜨린 유머러스한 업데이트 공지, 가끔 정도가 지나친 사례가 나오기도 한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유튜브 앱이 유행처럼 퍼뜨린 유머러스한 업데이트 공지, 가끔 정도가 지나친 사례가 나오기도 한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TOP 3. 가짜 로딩화면과 상태 바

로딩이란 게임 실행과 유지에 필요한 데이터를 읽어들이고 서버에 연결하고 리소스를 체크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유휴 시간을 말한다. 로딩이 길어질수록 게이머들은 지루하기 마련인데, 어쩔 수 없이 발생하는 시간이니만큼 없애기도 어렵다. 이에 대다수 게임사들은 로딩 시간을 최대한 줄이려고 최적화에 힘쓰거나, 로딩 중에 각종 정보나 미니게임을 제공해 지루함을 없애기 위한 노력을 한다. 더불어, 로딩이 얼마나 진행됐는지를 나타내주는 상태 바를 노출해주는 경우도 많다.

그런데, 간혹 이런 로딩 화면과 상태 바를 '가짜로' 만드는 게임들이 존재한다. 사소하게는 상태 바의 움직임을 '버벅거리도록' 임의로 조작하는 경우부터, 실제 로딩이 짧은 시간 안에 끝남에도 불구하고 기존에 마련해 둔 로딩 화면 영상과 가짜 상태창을 억지로 띄워주는 경우까지 있다. 이 같은 가짜 로딩을 만드는 이유는 다양하다. 너무 짧은 로딩이 신뢰도를 하락시킬 수 있기에 '뭔가 있어보이도록' 보이게끔 하는 이유도 있고, 그저 로딩 상태를 실시간으로 띄워주는 기능을 만들기 귀찮아서 대충 때우는 경우도 있다. 물론 중요한 장면을 앞두고 긴장감을 불러일으키기 위함도 있다. 분명한 것은 게이머 입장에서 가짜 로딩은 배신감을 불러일으키며, 몇몇 게임은 이 같은 행위를 들켜 망신살을 사기도 했다는 것이다.

일부 게임은 진짜 로딩과 관계 없이 미리 만들어둔 상태창 영상을 띄우기도 한다 (사진출처: 픽사베이)▲ 일부 게임은 진짜 로딩과 관계 없이 미리 만들어둔 상태창 영상을 띄우기도 한다 (사진출처: 픽사베이)

TOP 2. 게임 실행 직후 뜨는 로고

대다수 게임은 실행하자마자 각종 로고가 표시된다. 보통은 제작사와 유통사 로고 정도지만, 게임엔진, 사운드, 물리엔진, 각종 라이선스 등이 차례대로 표시되기도 한다. 그중에선 유달리 긴 로고 영상을 매번 출력하는 게임도 있는데, 이것만으로도 10초가 훌쩍 넘는 시간이 걸리기도 한다. 옛날엔 ESC나 마우스 클릭 등으로 넘겨지는 경우도 있었는데, 요즘엔 그런 경우도 적다. 일각에서는 로고 표시가 실행 초기 로딩시간처럼 여겨지기도 한다.

물론 아니다. 로고 표시는 계약이나 필요에 따라 제작사와 관계사를 표시하는 용도일 뿐, 게임 실행과는 관계가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게임 설치 폴더에서 일부 파일을 삭제하면 이런 로고들이 안 표시되고 넘어가는 게임도 있고, 로고 표시를 지워주는 유저 모드는 가장 흔하고 빨리 나오는 프로그램 중 하나다. 어쨌든, 관계사에 대한 경의를 빼고 나면 딱히 필요는 없는 부분이라는 건 확실하다.

수많은 게임사와 엔진, 기술지원 업체 로고들은 사실 게임 실행에 있어 필요한 부분이 아니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수많은 게임사와 엔진, 기술지원 업체 로고들은 사실 게임 실행에 있어 필요한 부분은 아니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TOP 1. http:// 의 '//'

게임에만 해당하는 내용은 아니지만, 워낙 독특한 사례라 소개한다. 온라인게임은 물론이고, 대부분의 게임들은 인터넷 공식 페이지를 열어놓고 있다. 그리고 99.9999%는 월드 와이드 웹, 줄여서 www로 시작하는 웹을 통해 웹사이트를 개설하거나, 이미 개설된 웹사이트에 별도 페이지를 여는 형태다. HTTP 프로토콜을 기반으로 하기에, 인터넷 주소 맨 앞에는 http:// 혹은 보안이 적용된 https://가 들어간다.

다만, 여기서 // 부분은 사/실 불필요한 문자다. 사이트 주소를 칠 때 https:주소 형식으로 쳐도 잘 들어가진다는 소리다. 당장 위의 게임메카 주소에서 //를 삭제해도 사이트 접속에는 아무 영향이 없다. 그렇다면 //는 왜 있는 것일까? 이에 대해 1989년 월드 와이드 웹을 고안한 '웹의 아버지' 팀 버너스리는 훗날 '그땐 그게 멋있어 보였다'라고 고백했는데, 이로 인해 불필요한 시간과 자원이 낭비된 것 같아 미안하다는 말까지 덧붙였다. 사실 //가 없는 주소를 보면 좀 덜 전문적(?)으로 보이기도 하니, 꼭 나쁘지만은 않을 지도 모르겠다. 어쨌든, 앞으로 //를 보면 '멋'으로 읽기로 하자.

멋져 보인다는 이유로 //를 넣었다고 고백한▲ 젊은 시절, 멋져 보인다는 이유로 //를 넣었다고 고백한 '웹의 아버지' 팀 버너스리 (사진출처: inrupt 공식 홈페이지)
  • 공유링크 복사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 전체 7,588건 / 294 페이지

검색

게시물 검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