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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가총액 3조 노리는 시프트업의 원동력 '니케'
- console 오래 전 2024.03.22 16:51 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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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Re:제로부터 시작하는 이세계 생활 컬래버레이션 콘텐츠를 선보인 승리의 여신: 니케 (사진제공: 레벨 인피니트)
지난 6일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하며 본격적인 상장 준비에 돌입한 시프트업은 투자 시장에서 유망주로 주목받고 있다. 특히 데스티니 차일드로 쌓은 노하우를 바탕으로 2022년에 출시한 ‘승리의 여신: 니케(이하 니케)’는 국내는 물론 일본, 북미 등에서 앱마켓 매출 상위권에 올랐다. 모바일 시장조사 업체인 센서타워에 따르면, 니케는 1월 25일 기준 글로벌 누적 매출 7억 달러(한화 약 9,300억 원)를 달성했다. 이는 우마무스메: 프리티 더비, 블루 아카이브 등 경쟁작보다 빠른 흥행 속도다.
특히 이 장르가 강세를 보인 국내와 일본은 물론 상대적으로 약세를 보이는 미국에서도 매출 순위 최상위권에 올랐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니케가 경쟁작이 많기로 유명한 일본 애니메이션 느낌 모바일 수집형 RPG에서 두각을 드러낸 원동력은 무엇일까? 수집형 RPG는 경쟁이 치열한 만큼 소비자 눈높이도 상당히 높아서 단순히 ‘예쁜 캐릭터’만으로는 성공할 수 없다. 물론 완성도 높은 캐릭터 비주얼은 니케의 강점이지만, 이것만으로는 부족하다.
▲ 경쟁작보다 빠르게 매출 7억 달러에 도달한 니케 (자료출처: 센서타워 공식 블로그)
니케의 가장 대표적인 상품은 캐릭터다. 게임을 이루는 전반적인 콘텐츠가 캐릭터에 애정을 품을 수 있도록 구성됐다. 니케는 세로형 게임이며, 플레이 화면 전체가 꽉 찰 정도로 캐릭터 모습을 크게 표현하여 시각적 만족도를 높였다. 개발 단계에서는 없었던 자동 전투를 새로 도입하며 전투하는 캐릭터의 뒷모습을 살펴볼 여유를 준 점은 현재도 신의 한 수라 평가되고 있다. 전투 외에도 SD 버전, 앉은 포즈 등 여러 모습을 살펴볼 수 있는 뷰모드를 지원해 보는 재미를 배가했다.
여기에 출시 당시에는 예상치 못했던 진중하면서도 묵직한 스토리가 게임에 대한 몰입도를 높여준다. 게임은 포스트 아포칼립스 세계관이며, '니케'라 불리는 인류 구원을 위해 제조된 병기들이 존재한다. 이들을 이끌고 외계 세력인 랩쳐에 대항하는 과정에서 니케에 대한 차별, 의미 없는 소모전, 빈부격차와 권력투쟁이 맞물려 현대인이 공감할 만한 세기말 분위기를 자아낸다. 대중적인 테마를 완성도 높게 빚어내며 니케들의 행보에 더욱더 집중하게 한 것이다.
▲ 니케 애니메이션 프로모션 영상 (영상출처: 니케 공식 유튜브 채널)
앞서 이야기한 스토리는 풀 더빙을 동원한 애니메이션 영상으로 보여주며 전달력을 높였고, 그 완성도 역시 기성 애니메이션에 밀리지 않는다는 평가를 받았을 정도로 준수하다. 여기에 스토리 전개 외에도 니케들과 이야기한다는 콘셉트인 게임 내 채팅 시스템 ‘블라블라’도 단순한 정보 전달이 아니라 캐릭터별 말투와 오타 등을 살려 성격을 짐작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이러한 시도들은 최근에 의미 있는 성과로 돌아왔다. 신년 출격한 ‘홍련: 흑영’이다. 기존에도 인기 캐릭터로 손꼽히던 홍련의 과거 모습인데, 캐릭터 업데이트와 함께 언니인 장화의 죽음과 얽힌 비극적인 사연을 풀어내며 팬들의 마음을 제대로 저격했다. 실제로 홍련: 흑영 업데이트 직후 니케는 한국, 대만, 일 매출 최상위권에 올랐다. 캐릭터 자체의 좋은 성능도 기여했지만, 홍련의 새로운 면모를 조명하는 방향성 역시 호평을 얻으며 시너지를 낸 것으로 보인다.
▲ 높은 호응을 이끌어낸 홍련: 흑영 공식 일러스트 (사진출처: 니케 공식 X)
소과금으로도 해볼 만한 BM 구조
확률형 아이템을 주요 유료 상품으로 삼는 수집형 RPG는 획득한 캐릭터도 여러 번 뽑는 것이 강제되는 구조를 띄고 있어, 과금 부담이 높은 장르로 손꼽힌다. 니케 역시 확률에 따라 캐릭터를 획득하는 것은 마찬가지지만, 무과금 혹은 소과금으로도 플레이를 이어갈 만하다고 평가되고 있다.
가장 큰 부분은 중복 뽑기에 대한 부담이 덜하다는 것이다. 니케는 소위 ‘명함’이라 부르는 캐릭터 첫 획득만으로도 성능을 100% 뽑아낼 수 있으며, 중복 획득으로 시도하는 돌파 효율과 크게 격차가 벌어지지 않는다. 아울러 고등급 캐릭터 획득 확률이 상대적으로 높은 편이며, 최상위 등급이라 할 수 있는 필그림 외 캐릭터 뽑기에서 원하지 않는 캐릭터는 제외하고 시도할 수 있는 위시리스트도 있다. 일정 이상 뽑기를 시도하면 캐릭터를 반드시 획득할 수 있는 천장 역시 픽업 기간 이후에도 횟수가 이월된다.
▲ 캐릭터 첫 획득에 BM이 집중되어 있다 (사진출처: 니케 공식 X)
아울러 소위 APK류라 부르는 캐릭터 간 레벨 공유 시스템을 토대로 기존에 키워둔 캐릭터 레벨을 새로 획득한 캐릭터에 바로 적용시킬 수 있으며, 스테이지 전개 단계에서 스태미너와 부상 등을 배제하여 게임을 켰을 때 플레이에 좀 더 집중할 수 있도록 했다. 아울러 시간이 흐르면 흐를수록 성장이 누적되는 방치형 게임이기에, 이번에 클리어하지 못했다면 다음 날에 쌓아서 도전하는 상대적으로 여유 있는 전개도 가능하다.
앞서 이야기한 부분을 종합하자면 니케는 BM적으로 캐릭터 획득 그 자체에 집중하고, 그 외 부분에는 부담을 줄였다고 볼 수 있다. 출시 초기에 니케는 회당 뽑기 가격이 경쟁작에 비해 상당히 높다고 지적됐으나, 앞서 이야기한 부분이 맞물리며 소과금으로도 괜찮고 되레 고과금으로 갈수록 효율이 낮아진다는 평을 듣고 있다. 이러한 측면은 장르에 대한 진입장벽을 낮추고 전반적 유저층을 늘려 니케가 발매 초기에 미국에서도 두각을 드러낼 수 있었던 것으로 분석된다.
발전을 넘어 새로운 분야에 도전하는 스텔라 블레이드
▲ 스텔라 블레이드 대표 이미지 (사진제공: 시프트업)
니케는 시프트업이 첫 작품인 데스티니 차일드에서 쌓았던 경험을 한 단계 더 발전시켜 좋은 성과를 낸 게임으로 평가할 수 있다. 반면, 오는 4월 26일 출시되는 스텔라 블레이드는 발전을 넘어 새 분야에 도전하는 타이틀이다. 그간 시프트업이 집중해왔던 모바일이 아니라 콘솔 기기인 PS5 독점 타이틀로 출시되며, 장르 역시 고도의 컨트롤을 요구하는 솔로 플레이 액션 게임이다.
얼핏 모험처럼 보이지만, 시프트업 김형태 대표가 창업 이전에 참여했던 창세기전이나 마그나카르타, 블레이드앤소울 등을 고려하면 오히려 본질에 가깝다. 실제로 김형태 대표는 스텔라 블레이드 디렉터를 직접 맡고 있기도 하고, 여러 무기를 자유자재로 사용하는 미형의 여성 캐릭터가 펼치는 액션에 집중한다는 부분에서도 연결고리가 있다. 김형태 대표의 폭넓은 경험을 토대로, 회사 전체의 먹거리를 기존과 다른 영역으로 확장하는 셈이다.
아울러 3월 중순에 의도치 않게 스텔라 블레이드 체험판이 유출되는 사태가 벌어졌는데, 개발사의 강점이 드러나는 완성도 높은 캐릭터 디자인에 호쾌한 피니시 스킬이 어우러진 액션성과 안정적인 최적화 등을 토대로 게임에 대한 기대감이 상승하는 계기가 됐다. 대형 사고가 오히려 전화위복이 된 셈이다. 이러한 분위기가 그대로 이어진다면, 상장을 앞둔 시프트업의 미래 먹거리에 확신을 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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