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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정남] 망한 전작 멱살잡고 끌어올린 3편 TOP 5
- console 오래 전 2024.07.02 17:00 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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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순정남]은 매주 이색적인 테마를 선정하고, 이에 맞는 게임이나 캐릭터를 소개하는 코너입니다.
게임업계에는 수많은 징크스가 존재한다. 그 중 유명한 것 중 하나가 '3편은 망하기 쉽다'라는 것이다. 단순히 미신이 아니고, 회사의 욕심이나 핵심 개발자들의 이탈, 커진 스케일이나 스토리 수습 실패, 게이머들이 느끼는 지루함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실제 사례를 보면, SNK의 아랑전설 3, 용호의 권 3, KOF 96, 바이오웨어의 매스 이펙트 3, 비서럴 게임즈의 데드 스페이스 3, 블리자드의 디아블로 3(오리지널), 스타브리즈의 페이데이 3, 액티비전의 콜 오브 듀티: 모던 워페어 3(2023), 피터 몰리뉴의 페이블 3... 차마 다 언급하기 어려울 정도로 망한 3편이 상당히 많다.
위에 언급한 게임 중 일부는 개발사를 망하게 만들 정도로 큰 타격을 입혔다. 오죽하면 밸브가 하프 라이프나 포탈 등의 3편을 안 내는 이유가 이를 피해가기 위해서라는 말도 있을 정도다. 그러나, 세상엔 언제나 예외가 있는 법. 작년 주요 GOTY를 싹쓸이한 발더스 게이트 3처럼 크게 성공한 3편도 많다. 그 중에는 2편에서 흥행에 실패하거나 큰 혹평을 받으며 시리즈 자체가 좌초될 뻔한 것을, 멱살 잡고 끌어올려 성공으로 향한 영웅적인 게임도 있다. 오늘은 그런 구국공신들을 한 자리에 모아 보았다.
TOP 5. 슈퍼 마리오브라더스 3
동키콩에게서 공주를 구하기 위해 출동했던 이름 없는 점프맨. 그는 이내 마리오라는 이름을 얻었고, 루이지와 함께 한 마리오브라더스를 거쳐 플랫포머 게임의 표준을 제시했다고 평가받는 슈퍼 마리오브라더스로 게임계에 한 획을 그었다. 여기서 정립한 게임성은 3년 후 발매된 슈퍼 마리오브라더스 3에서 절정을 맞이했다고 평가 받는다. 다만, 그 사이에 있었던 슈퍼 마리오브라더스 2는 존재조차 모르는 이들이 많을 정도로 존재감이 옅다.
사실 슈퍼 마리오브라더스 2는 두 종류가 있다. 일본 등지에서는 1편을 기반으로 난이도를 높이고 기믹을 추가한 '더 로스트 레벨즈'가 '슈퍼 마리오브라더스 2'로 불렸고, 북미에서는 앞서 게임이 너무 어렵다는 이유로 뜬금없이 무를 뽑아 던지는 'USA' 버전을 만들어 2편 넘버링을 달았다. 혼란 속에서 두 개의 2편이 나왔지만, 1편의 성공에 비하면 너무나도 초라한 성적을 거뒀다. 그런 분위기를 반전시켜준 3편이야말로 슈퍼 마리오브라더스의 생명력과 향후 방향성을 제시해준 구세주 같은 존재가 아닐 수 없겠다.
▲ 마리오 시리즈는 사실상 슈퍼 마리오브라더스 3에서 완성됐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TOP 4. 드래곤 에이지: 인퀴지션
바이오웨어가 한창 전성기를 누릴 무렵, 새로운 IP를 만들며 화려하게 낸 게임이 있다. 바로 드래곤 에이지 오리진이다. 발더스 게이트, 매스 이펙트, 스타워즈: 구 공화국의 기사단 등 다양한 RPG를 만들었던 바이오웨어의 노하우가 총집결된 대작으로, 평가와 흥행 모두 대성공을 거뒀다. 이러한 성공에 너무나도 고무된 탓일까, 바이오웨어는 불과 11개월만에 그 후속작인 드래곤 에이지 2를 내놨다. 그리고, 이 작품은 수많은 게이머들의 기대를 배반한 역적이 되고 말았다.
드래곤 에이지 2가 비판받은 이유에 대해서는 여러 이유가 있다. 그 중 가장 큰 혹평 원인은 당초 바이오웨어가 외전격 작품으로 내려 했던 작품에 EA 측에서 2를 붙이라고 강요했다는 것이었다. 결국 후속작이라기엔 어정쩡한 발전과 맥락 잃은 설정과 스토리 등으로 비판을 받았다. 흥행 면에서는 어쨌든 전작의 인기를 등에 업고 200만 장이 팔렸고, 개발 기간도 짧았기에 성공이라 할 수도 있겠지만, 시리즈 수명을 매우 많이 갉아먹었기에 차기작에 대한 기대조차 불투명해졌다. 그런 상황을 3편격 타이틀인 드래곤 에이지: 인퀴지션이 뒤집었다. '바이오웨어가 돌아왔다!'라는 평가를 받음과 동시에 4편격인 '더 베일가드'에 이르렀으니, 넘어져 있던 드래곤 에이지라는 IP를 멱살 잡고 끌어올린 셈이다.
▲ 드래곤 에이지 4가 기대되는 이유는 인퀴지션 덕분이다 (사진출처: 스팀)
TOP 3. 영웅전설 3: 하얀 마녀
영웅전설 시리즈는 크게 세 파트로 분류된다. 1~2편을 다루는 이셀하사, 3~5편을 다루는 가가브, 그리고 지금까지 진행 중인 궤적 시리즈가 있다. 그 중 초창기인 이셀하사 편은 마니아층이 있긴 하지만 가가브나 궤적에 비해 관심을 덜 받는다. 1편은 드래곤 슬레이어 시리즈에서 뻗어나와 독자적 길을 개척한 기념비적인 작품이기도 하고, RPG적 흔한 선악구도를 깨부수는 반전을 선보이는 등 나름 관심을 받았지만, 2편의 경우 1편보다 크게 히트하지도 못했고 드래곤 슬레이어 시리즈에서 완전히 독립하지도 못했다는 점에서 어느 정도 한계를 보였다.
드래곤 슬레이어 시리즈의 단발성 외전으로 끝날 뻔했던 영웅전설 시리즈가 새 생명을 얻게 된 것은, 가가브 트릴로지라는 완전히 독립된 장을 열며 등장한 영웅전설 3: 하얀 마녀 이후다. 영웅전설 3는 일본 뿐 아니라 국내에서도 어마어마한 인기를 얻으며, 팔콤이라는 회사를 세계에 알림과 동시에 영웅전설이라는 타이틀을 JRPG 대표로 자리잡게 했다. 현 팔콤 사장인 콘도 토시히로도 이 게임에 감명받아 팔콤에 입사하게 되었을 정도니, 설명이 필요 없을 듯하다. 아마 영웅전설 3가 없었다면 영웅전설 시리즈는 마니아들이나 간혹 언급하는 고전게임 중 하나 정도가 되지 않았을까?
▲ 영웅전설이라는 IP를 확립하고 생명을 주입한 영웅전설 3 (사진출처: 팔콤 공식 홈페이지)
TOP 2. 데빌 메이 크라이 3
2001년, '스타일리쉬 액션'을 외치며 화려하게 데뷔한 데빌 메이 크라이. 단테라는 매력적인 캐릭터와 중독성 있는 액션으로 일약 주목을 받자, 캡콤은 곧바로 2편을 출시했다. 그러나 디렉터도 도중에 바뀌었고, 불과 1년 5개월 만에 2편을 출시하는 등 개발 기간도 부족했다. 결국 데빌 메이 크라이 2는 지금도 시리즈 최악의 게임이라 불리며 혹평을 받았다. 스토리에 있어서는 단테라는 캐릭터를 잘못 해석했다는 비판을 받았고, 액션 역시 답답한 속도와 총만 쏘다 보면 끝나는 밸런스적 문제로 혹평을 받았다.
이대로 끝나가는가 싶었던 데빌 메이 크라이 시리즈였지만, 디렉터도 개발진도 회사도 스타일리쉬 액션의 새로운 장을 연 데빌 메이 크라이에게 한 번 더 기회를 주기로 절치부심해 노력했다. 결국 2005년 출시된 데빌 메이 크라이 3는 시리즈 사상 최고라는 호평을 받았다. 2편에서 얻은 '이래선 안 된다'는 피드백을 모두 반영해, 데빌 메이 크라이 시리즈의 진면목을 보여준 것. 이를 통해 데빌 메이 크라이는 5편까지 나올 수 있었고, 닌자 시어리를 통한 리부트 작품이나 애니메이션까지 뻗어나가는 등 활짝 꽃을 피웠다.
▲ 데메크 3이 없었다면 두한 형님도 안 나왔을 것 (사진출처: 캡콤 공식 홈페이지)
TOP 1. 엘더스크롤 3: 모로윈드
지금은 자유도 높은 오픈월드 RPG의 대표격이 된 엘더스크롤 시리즈. 그러나 초창기만 해도 시리즈의 대가 2편에서 끊길 위기에 처했던 적도 있었다. 1996년 출시된 엘더스크롤 2: 대거폴은 시리즈 전체에서 차지하는 위치는 상당하지만, 흥행 면에서는 참패를 면치 못했다. 훗날 토드 하워드가 밝힌 바에 의하면 엘더스크롤 2의 흥행 성적은 그야말로 '처참하게 망했다'고 한다. 이 게임의 흥행 실패로 베데스다는 경영난을 겪게 됐고, 상당히 많은 직원들이 물갈이되는 등 힘든 시기를 보냈다.
그로부터 6년 후, Xbox로 출시된 엘더스크롤 3: 모로윈드는 그야말로 어마어마한 성과를 냈다. 특유의 자유도 높은 오픈월드와 모드 적극 지원책을 비롯해 이후 출시될 4~5편의 기틀을 완성한 데 이어, 액션 위주로 흘러가던 서양 콘솔게임 업계에 RPG의 바람을 일으키며 엘더스크롤의 기반을 완벽히 다졌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 결과 베데스다는 폐업 직전의 암울했던 상황을 벗어났고, 폴아웃 시리즈에도 이러한 방식을 적극 도입함으로써 RPG 명가 타이틀을 가져가게 된다. 시리즈를 살린 것을 넘어 오늘날의 베데스다를 있게 한 대은인이 아닐 수 없겠다.
▲ 오늘날의 베데스다를 있게 한 엘더스크롤 3 (사진출처: 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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