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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0.07 16:01

리와인드 나오는 고전 공포 '클락 타워' 원작자 만나다

  • console 오래 전 2024.10.07 16:01 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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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락 타워: 리와인드 대표 이미지 (사진제공: CLEK)
▲ 클락 타워: 리와인드 대표 이미지 (사진제공: CLEK)

'클락 타워(Clock Tower)'는 지난 1995년 슈퍼패미컴으로 처음 발매된 포인트 앤 클릭 공포게임이다. 첫 타이틀은 매력적인 주인공 제니퍼, 덩치는 작지만 거대한 가위를 든 살인마 '시저맨', 멀티 엔딩과 무작위 요소가 포함된 플레이 등으로 좋은 평가를 받았다. 특히 느리게 다가오고 회피 가능하지만, 제거할 수 없는 살인마는 후대 많은 공포게임에 영감을 줬다.

그런 클락 타워가 '클락 타워: 리와인드'로 오는 10월 돌아온다. 개발사 리미티드 런 게임즈의 알렉산더 아니엘(Alexander Aniel) 프로듀서는 '원작 게임과 다른 느낌을 받고 싶게 하지 않았기에 편의성 업데이트 정도를 추가했다'라며, '출시 30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공포 및 레트로 팬들의 사랑을 받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클락 타워: 리와인드가 출시를 예고한 현 상황에서, 게임메카는 원작의 디렉터였던 코노 히후미 프로듀서와 이야기를 나눠볼 기회를 얻었다. 일본 클라우디드 레오파드 엔터테인먼트 본사에서 코노 히후미 프로듀서와 인터뷰를 통해 원작 클락 타워의 디자인 철학, 개발 방향성 등을 확인할 수 있었다.

클락 타워 전 디렉터 코노 히후미 프로듀서 (사진: 게임메카 촬영)
▲ 전 클락 타워 디렉터 코노 히후미 프로듀서 (사진: 게임메카 촬영)

Q.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린다.

본명은 코노 히후미, 직업은  게임 디자이너며, 대표작은 클락 타워, 철기, 인피니티 스페이스다. 잘 부탁드린다.

Q. 클락 타워는 고전 호러 영화 '페노미나'에 영향을 받았다. 원작 기획 당시를 이야기하면?

대학교 때부터 공포 영화를 많이 봤다. 이상적으로 생각했던 것은 '히스테리아'였다. 스스로가 생각하는 최고의 공포물을 게임으로 만들고 싶다는 생각에 기획을 하게 됐다.

당시 주인공은 적을 쓰러뜨리는 것이 일반적이었고, 도망만 치는 게임은 많지 않았다. 물론 일부 아케이드 게임, ‘팩맨’ 등은 도망치는 것이 게임 구조지만. 그래서 당시 주위 개발자들은 반대했지만, '적을 쓰러뜨리면 공포가 아니지 않나, 그러면 액션게임이 아닌가' 생각해 이런 방식의 게임을 만들게 됐다.

Q. 살인자 '시저맨'은 덩치가 작고 거대한 가위를 지녔다. 아이디어를 얻은 계기는?

대부분 죽음을 당할 때 보기에도 강한 고릴라나, 강한 적에게 죽음을 당하면 당연하다고 생각하고 납득한다. 하지만 대신 어딘가 우습고 약한 적에게 죽으면 굴욕적인 느낌이 배가 되지 않나 생각했다. 겉보기부터 강한 적보다 이쪽이 나은 것 같아 이렇게 디자인했다.



덩치가 작고 거대한 가위를 든 살인마
▲ 덩치가 작고 거대한 가위를 든 살인마 '시저맨' (사진제공: CLEK)

Q. 살인마의 덩치가 작아 주인공에게 반격당하기도 한다. 살인자에 담긴 철학은?

반격당해서 격퇴당하는게 하나의 콘셉트다. 과거 (개발진들과) 좀비가 느리게 다가오는 것과 빠르게 쫓아오는 것 중 어떤 것이 나은지 회의를 한 적이 있다. 

영화에서 달리는 좀비를 처음 봤을 때는 너무 충격적이고 무서웠다. 이에 반해 천천히 다가오는 좀비가 무서운 이유는 무엇일지 고민했다. 천천히 다가오기 때문에, 도망칠 기회가 있다는 희망이 생기기 때문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희망을 안겨준 뒤, 그것이 부서지면 더 깊은 절망을 준다. 이를 위해서 더 느리고, 작고, 저항할 수 있는 적을 설계해 희망을 준 다음, 절망을 느끼도록 했다.

Q. 원작은 1995년 작품이고, 현대 기준에서는 단촐한 구성과 분량이다. 그럼에도 컬트 호러 클래식으로 평가받고 있는 비결은?

대단히 기쁘다. 호러는 폭이 넓고 각자 좋아하는 부분도 다르다. 인간이 무서운 한국 영화 '살인의 추억'이나, 괴물이 나오는 공포 영화 등 사람마다 좋아하는 것이 다를 것이다. 공포게임을 만들 때는 개발자 스스로가 '내가 최고라고 생각하는 공포'를 작품에 쏟아붓는 것이 적절하다. 클락 타워는 이상적이라고 생각하는 요소를 많이 담았고, 그런 사상적인 부분이 중요했다고 생각한다.


▲ 천천히 다가오는 시저맨으로부터 숨는 주인공 '제니퍼' (사진출처:  스팀)

Q. 과거와 현재 호러 장르 분위기가 많이 다르다. 당시와 시대상 변화는 무엇이고, 지금 이상적인 공포게임을 만든다면 그 구조는?

(변화는) 시장에 대한 태도와도 연관이 있다. AA급, AAA급 예산을 많이 들인 게임을 만들게 되면 아무래도 슈터 장르 요소가 연관되는데, 가장 수요가 높기 때문이다. 하지만 슈터가 포함되면, 예를 들어 아무리 불길한 괴수를 제작해도 시간이 지나다보면 결국 처치 대상이 되기 마련이다. 처음 나왔을 때는 '기분 나쁘다', '무섭다', '강하다'라고 하지만, 나중에는 이동 반경이나 약점 등이 분석되고 쓰러뜨릴 방법이 보인다. 공포는 그래서 쓰러뜨릴 수 없는 적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감성이나 표현 역시 클락 타워와 달라질 것이다. 공포게임 개발자로서 '어느 정도까지 무서운 것이 허용될까'에 대해 고민해 왔다. 전에는 너무 무서우면 플레이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아웃라스트'는 정말 무섭지만 많이 팔렸다. 바이오하자드 시리즈도 5, 6은 액션성이 강했지만, 7편은 공포를 강조하는 쪽으로 돌아왔다. 그래서 제대로 무서운 것을 즐겨주시는 유저분들이 상당히 많기 때문에, 가장 두려운 공포게임을 목표로 하고 싶다.

세계에서 가장 무서운 게임을 만드는 것이 목표긴 한데, 코지마 히데오 프로듀서 신작은 매우 무서워 보인다.

Q. 클락 타워: 리와인드가 나오는 시점에서 코노 프로듀서의 감상은? 클락 타워는 어떤 의미를 갖나?

대단히 추억이 깃든 게임이고, 대표작이기도 하다. 다만 소중한 타이틀이긴 한데, 새로운 타이틀 프로듀서로 이름 불리고 싶다. 아직 현역이니까.




▲ 1990년대 공포 연출과 감성이 느껴지는 '클락 타워: 리와인드' (사진출처: 스팀)

Q. 처음 게임을 개발했을 당시, 지금까지 이어질 것이라고 생각했나?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좋아한 비결을 스스로 분석하면?

아직도 이렇게 회자될 줄은 예상하지 못했다. 발매 당시 3만 장 밖에 팔리지 않아 첫 타이틀로 끝날 것이라고 생각했고, 시리즈가 될 것이라고는 전혀 생각지 못했다. 예산도 많지 않았던 만큼, 모험을 할 수 있는 시대였다고 생각한다. 물론 요즘같이 한 타이틀 만드는데 매우 큰 돈이 드는 상황에서 모험은 힘들 것이다.

지금 이렇게 좋아해주시는 이유는, 호러를 게임으로 표현하는 방식 중 하나를 개성으로 확립한 덕이라고 생각한다. 도망만 다니는 디자인을 공포게임 요소로 성립했던 덕이라 생각한다.

Q. 여러 오브젝트가 (플레이 마다) 위치를 바꾸는 등 무작위 요소가 포함됐다. 기획 의도는?

공포스러운 세계에 떨어지면 스스로 어떻게 행동할 지, 세상이 어떻게 흘러갈 지 예측이 잘 안될 것이다. 특히 어떤 행동을 하면 그 다음 사건이 일어나는 등을 간단하게 예상할 수가 없다. 이런 상황을 체험하게 하기 위해 랜덤성을 추가했다. 다만 게임의 룰이나 방법적인 측면에서 무작위 요소는 좀 심한 규칙이지 않았나 생각한다.


▲ 일부 습득물은 등장하는 장소가 바뀐다  (사진출처: 스팀)

Q. 다른 장르보다 호러는 그래픽에 좌우된다는 이야기가 많다. 16비트로 공포 분위기를 낸 당시 기획과 철학은?

중요한 것은 제대로 표현하는 것이다. 전반적인 시각적 품질이 좋지 않으면,  게임 전체가 빛바래거나 재미가 떨어질 수 있다. 과거에는 예산과 기술적인 면에서 16비트 거친 도트를 통해 유저 상상력에 의지하는 면이 있었다.

그런 점에서 실사, 현실적인 그래픽의 공포게임은 제대로 표현해야만 한다. 본인 스스로 지금도 세계에서 가장 무서운 호러를 만들고 싶다는 생각이 있다. 하지만 그런 기술을 활용할 수 있는 예산이 확보되지 않으면 개발하지 않을 생각이다. '나이트크라이' 역시 예산이 부족해서 실패했다.

Q. 클락 타워: 리와인드는 굉장히 긴 기간을 두고 다시 나왔다. 그 이유는? 또 그 사이 클락 타워와 유사한 게임을 많은 인디 개발자들이 만들고 있다. 이런 영향을 준 것에 어떻게 생각하나?

새로운 것을 만들고 싶어해서, 이 프로젝트는 일절 관여하지 않았다. 그래서 선소프트 쪽에서 게임을 만들고 싶다고 했을 때 상당히 감사했다.

인디 쪽에 유사한 게임이 많다는 이야기에서는, 본인이 좋아서 만든 게임과 시스템이 잘 맞아떨어지기 때문에 그렇게 만드는 사람들이 더 많다고 생각한다. 비용면에서나, 기술적인 면에서도 그러하다. 그래서 처음 인디 개발자들이 공부를 위해 만드는, 호러게임에 잘 맞는 시스템이라 생각한다. 다만 도망가는 것이 주가 되는 게임이더라도, 개발자 스스로가 생각하는 이상적인 공포와 철학을 넣은 게임이 많이 나왔으면 좋겠다.


▲ 16비트 그래픽과 특유의 효과음으로 표현한 공포요소 (사진출처:  스팀)

Q. 개발사 휴먼은 도전적인 시도를 많이 했고, 출신 개발자도 많다. 당시 개발진 이야기나 재미있는 에피소드 듣고 싶다.

휴먼은 돈이 없는 회사여서 아이디어로 승부할 수밖에 없었다. 그래픽이나 품질이 좋은 게임은 만들기 어려웠다. 어떻게 빛나는 아이디어를 내서 게임을 성공시킬까, 전원이 머리를 싸맸다. 그렇게 ‘폭주 데코토라 전설’과 같은 수수께끼의 게임도 발매됐다. 당시 개발 환경은 좋은 편은 아니었다. 회사에서 먹고 자고는 당연했다. 의자를 늘어놓고 그 위에서 자기도 했다.

당시 스다 고이치 프로듀서가 만들었던 파이어 프로레슬링 시리즈는 커스터마이징을 할 수 있어 디버깅 작업이 대단히 힘들었고, 본인도 참여한 적 있다. 그래서 회사에서 대단히 많은 시간을 지내다 보니, 가족들이 주스같은 음식을 가져오기도 했다.

회사에서 침식을 할 때 벌레가 많이 생겼는데, 머리가 잘 돌아가지 않아서 벌레 쫓는 약을 많이 놨다. 아침에 다들 냄새 난다고 불평이 많았다. 재미있는 회사였다.

코노 히후미 프로듀서 (사진: 게임메카 촬영)
▲ 코노 히후미 프로듀서 (사진: 게임메카 촬영)

Q. 개발 에피소드를 들어보니 디버깅이 제일 힘들 것 같다. 본인 가장 괴롭혔던 버그나 개발 요소가 있다면?

'철기' 개발에서 힘든 것이 많았다. 10명이 모여야 플레이할 수 있는데, 조작을 잘 못해서 실력이 떨어졌다. 개발진 5인과 디버그팀 5인이 모여 플레이 할 때, 주로 두들겨 맞는 쪽이었다. 

철기 같은 경우는 게임 외에 컨트롤러 디버깅도 문제였다. 페달 내구도 실험이 필요했고, 미카미 신지씨가 30분 동안 페달을 밟게 했다. 체력적으로 굉장히 힘들었다.

Q. 클락 타워의 랜덤성이 유저 체험으로서 좋은 요소는 아니라고 전했다. 철기는 전투 도중 파괴되어 탈출에 실패하면 세이브 데이터가 사라지는 시스템이 있었는데, 이외에도 유저를 괴롭힐만한 요소를 생각 중인 것이 있을까?

아마 2010년대부터는 게임이 유저에게 매우 친절해졌다. 하지만 요즘은 프롬소프트웨어 때문인지 어려운 게임도 유저들이 많이 수용한다. 또 개발진과 이야기하다 보니, 유튜브 영향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제는 동영상을 보고 참고해서, 어려운 게임도 플레이어가 스스로 클리어 할 수 있게 됐다. 그래서 유저를 괴롭힐 수 있는 시스템을 좀 넣어도 되지 않을까 생각은 한다.

철기의 세이브 데이터 증발 시스템은 납득을 할 수 있다고 볼 수도 있다. 하지만 초대 클락 타워의 무작위 요소는 그냥 불친절한 것이 아니었을까?


▲ 끊임없이 쫓아오며 괴롭히는 살인마 (사진출처: 스팀)

Q. 한국 유저에 대해 남길 말씀과 향후 계획은?

'클락 타워: 리와인드' 개발진에게 들었는데, 초대 클락 타워 재현이 목표라고 한다. 원작처럼 불친절하고, 도전적인 게임이 될 것 같다. 공략 없이 S급을 얻는 플레이어에게 박수를 보내고 싶다.

앞으로 전망에 대해서는, 공포 쪽을 선호한다. 이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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