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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광과 분쟁과 아쉬움이 함께 한, 2023년 게임 10대 뉴스
- console 오래 전 2023.12.29 15:50 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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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3년은 미로처럼 복잡했다 (사진출처: 픽사베이)
2023년을 한 마디로 정리하자면 ‘사건의 연속’이다. 연초부터 연말까지 잠잠해질 틈이 없이 대형 사건이 연이어 터졌으며, 사건의 발단과 전개, 여파 역시 예상할 수 없는 경로로 퍼지며 곳곳이 들썩였다. 10대 뉴스를 선정하며 2배 이상의 후보를 두고 무엇을 제외해야 할지를 심도 있게 고민해야 할 정도로 사건사고의 연속이었다. 그 어느 해보다 게이머 뇌리에 강렬하게 남을 2023년 10대 뉴스를 아래를 통해 자세히 살펴보자.
1. 다크 앤 다커 둘러싼 논란, 쟁점은 두 가지
▲ 다크 앤 다커 대표 이미지 (사진출처: 게임 공식 홈페이지)
간만의 국산 기대작으로 떠올랐던 다크 앤 다커는 올해 게임업계 법정분쟁 중심에 섰다. 넥슨이 다크 앤 다커를 자사에서 개발하던 미공개 게임을 무단으로 유출해 제작됐다고 주장하며 아이언메이스 측을 고소했다. 아이언메이스 측은 이를 전면 부인했으나, 소송이 제기된 이후 다크 앤 다커는 스팀에서 내려갔다. 이후 국내 인디 게임 플랫폼과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출시에 이르렀으나, 국내에서 이전만큼 반향을 일으키지 못하고 있다. 그 와중 크래프톤이 아이언메이스 측과 IP 계약을 맺고 올해 지스타에서 다크 앤 다커 모바일을 선보이며 대결구도는 더 복잡해졌다.
이 외에도 법정분쟁이 끊이지 않았다. 지난 4월에는 엔씨소프트가 엑스엘게임즈, 카카오게임즈에 대해 저작권 침해 등으로 소송을 걸었다. 아키에이지 워가 리니지2M을 무단으로 도용했다는 것이 엔씨소프트 측의 주장이며, 카카오게임즈 측은 저작권을 침해하지 않았다고 맞섰다. 이 와중 엔씨소프트가 웹젠에 비슷한 이유로 제기했던 소송에서 승소하며 ‘리니지 라이크’ 게임 다수가 경쟁구도를 이룬 국내 게임시장에 긴장감이 돌았다. 지난 5월에는 위메이드가 근거 없는 P2E 입법로비 의혹 제기를 중단하라며 학계 관계자인 위정현 한국게임학회장을 고소했다.
2. 게임위 전산망 비위는 사실이었다
▲ 감사원의 게임물관리위원회 비리 감사 조사결과 (자료출처: 감사원 공식 홈페이지)
게임물관리위원회(이하 게임위)는 올해 더 내려갈 곳이 없다고 할 정도로 신뢰를 크게 잃어버렸다. 작년 12월에 이상헌 의원이 게이머 5,489명과 함께 제기한 국민감사청구 결과 수년 전에 의혹이 제기됐던 전산망 비리가 사실로 밝혀졌다. 자율심의를 시작하며 예산 약 40억 원을 들여 필요한 시스템을 구축했으나, 시스템이 작동하지 않는데도 완료한 것처럼 허위로 감리보고서를 작성하며 문제를 덮기에 급급했던 정황이 드러났다.
이후 게임위는 본부장 전원 사퇴, 재무계약팀 신설 등 대규모 조직개편을 추진하며 재발방지에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지난 10월 국정감사에서 유사한 비리가 또 있었고, 비리로 정직 처분을 받은 사무국장이 이후에도 출근하는 등 관련 문제가 지속적으로 지적됐다. 게임위는 내년부터 시행되는 확률 공개 모니터링 업무를 맡았다. ‘게이머의 알 권리 보장’이 걸렸기에, 모니터링 과정에서 잡음이 발생할 경우 신뢰 회복은 더 요원한 일이 되어버릴 수 있다.
3. 게임 영상 다수에서 ‘메갈리아 손 모양’ 발견, 업계 발칵
▲ 메이플스토리 '집게 손' 이슈 사과 공지 (자료출처: 게임 공식 홈페이지)
올해 12월에는 게임업계 뒤흔드는 대형 사건이 많았다. 그 중에도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일명 ‘집게 손’ 논란이다. 발단이라 할 수 있는 메이플스토리 엔젤릭버스터 리마스터 프로모션 영상을 시작으로 넥슨, 스마일게이트, 네오위즈, 카카오게임즈 등 주요 게임사가 서비스하는 게임 영상 다수에 남성을 혐오하는 의미를 담았다고 잘 알려진 ‘집게 손 모양’이 자연스럽지 않은 흐름으로 포함된 것이 발견됐다. 각 게임사는 ‘특정 집단을 혐오하는 어떠한 표현도 수용하지 않는다’는 강경한 입장을 밝히며, 후속대응에 힘을 기울이고 있다.
여파는 각계각층으로 퍼져나갔다. 게임사와 스튜디오 뿌리 등 애니메이션 제작사 간 충돌을 넘어 민주노총과 넥슨 노조 등 단체 간 내부 갈등, 정치인 간 의견충돌, 인터넷 전반의 극렬한 젠더 갈등으로 확산됐다. 사태를 수습하는 과정에서 서로 날을 세우며 대립하며 감정의 골 역시 깊어졌다. 전 분야에서 그 어느 때보다 영상 활용이 극대화된 현재, ‘집게 손 이슈’가 어떠한 방향으로 마무리되느냐가 관심사로 떠올라 있다.
4. “중국 영토 무결성 존중” 젠지, 하나의 중국 지지 논란
▲ '하나의 중국' 논란에 대한 젠지 e스포츠 아놀드 허 대표의 사과문 (자료출처: 젠지 e스포츠 공식 디스코드)
올해는 중국 관련 이슈에 게이머들이 공분했던 시기였다. 가장 최근에는 젠지 e스포츠(이하 젠지)가 국내 e스포츠 팀임에도 ‘중국 영토의 무결성 존중’한다는 사과문을 올리는 일이 있었다. 자체 이벤트를 소개하며 대만을 국가로 칭한 점에 항의한 중국 팬들에게 사과하기 위해 이러한 문구를 사용했는데, 사실상 중국의 동북공정을 옹호한다는 뜻이기에 국내에서는 결코 받아들일 수 없다. 사태를 수습하는 과정에서 한국과 중국에 각각 다른 입장문을 올린 정황이 포착되며 논란은 더 확산됐고, 젠지는 3차 사과문까지 게시했으나 여론은 여전히 싸늘하다.
동북공정 옹호에, 국내 게이머에 적개심을 드러내며 한국을 철수한 중국 페이퍼게임즈가 다시 진입하려는 움직임도 포착됐다. 올해 초에는 무기미도와의 연관성에 대한 의혹이 제기됐고, 최근에는 페이퍼게임즈가 직접 자회사인 인폴드코리아를 앞세워 재진출을 시도한다는 사실이 밝혀지며 충격을 줬다. 중국 게임 규제가 주요 BM을 겨냥하는 방향으로 강화되는 조짐을 보이는 가운데, 국내에 직접 진출하는 중국 게임사가 늘고 있다. 다만, 동북공정 시도와 함께 환불을 해주지 않고 잠적하는 ‘먹튀’ 사례 등이 불거지며 이를 달갑게 여기지 않는 의견도 적지 않다.
5. 신림동 칼부림 살인사건이 게임 탓? 검찰 수사 결과 논란
▲ 테러 위협이 높아지며 올해 지스타는 경찰과 공조를 강화한 상태로 열렸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국민을 공포에 떨게 했던 테러 위협은 게임업계에서도 남 일이 아니었다. 원신 여름축제에 폭탄테러가 예고되며 많은 관람객이 대비하는 소동이 일어났고, 오락실 칼부림 협박에 전국 오락실이 영업을 중단하는 사태가 발생하기도 했다. 검은사막 모바일 오프라인 축제가 테러 위협으로 취소됐고, ‘페이커’ 이상혁에 대한 살해협박 게시글이 올라오며 T1이 대응에 나서기도 했다. 올해 지스타 역시 테러를 막기 위해 안전관리 요원을 확충하고, 경찰과의 공조도 강화했다. 다만 코스프레 복장, 무기 등에 제한이 걸리며 행사 취지가 흐려진 점은 아쉬운 점으로 남았다.
게이머 입장에서는 다른 측면에서 씁쓸함을 맛본 이슈이기도 하다. 검찰이 명확한 근거 없이 신림동 칼부림 살인사건 원인으로 ‘게임중독’을 지목한 것이다. 게임을 많이 했다는 정황만을 토대로 ‘게임중독’이라는 표현을 사용하는 것은, 진짜 사회문제에 대한 심각성을 가리고 게임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만 가중시켰다고 지적됐다. 문체부 역시 검찰 발표에 대해 “게임 이용과 범죄 사이에는 상관관계가 밝혀진 바 없다”라며 신중한 단어 선택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6. 2023년 GOTY는 과연 누구?
▲ 올해 GOTY 경쟁을 소재로 한 2023년 5월 12일자 게임메카 이구동성 만평, 발더스 게이트 3는 당시 앞서 해보기 중이었기에 포함되지 않았다
작년에는 엘든 링이 최강자로 군림하는 구도였다면, 올해는 우열을 가리기 어려울 정도로 준수한 완성도와 재미를 지닌 수작이 쏟아지며 많은 게이머를 즐거운 고민에 빠지게 했다. 발더스 게이트 3와 젤다의 전설: 티어스 오브 더 킹덤이 2강 구도를 이룬 가운데, 바이오하자드 RE:4, 마블 스파이더맨 2, 앨런 웨이크 2, 슈퍼 마리오브라더스 원더 등 소위 ‘GOTY’ 수상이 이상하지 않을 정도의 게임이 연이어 등장했다. 그 와중에 데이브 더 다이버, P의 거짓이 국내외에서 호평을 받으며 PC∙콘솔 진출에 탄력이 붙었다는 점 역시 국내 업계 전반에서 귀중한 성과라 할 수 있다.
‘갓겜’이 많았던 만큼 기대를 실망으로 돌려버린 ‘망겜’도 무수했다. 메타크리틱 전문가 평점 34점으로 ‘올해 최악의 게임’이 된 반지의 제왕: 골룸, 그에 비견되는 조악한 완성도로 충격을 준 라이즈 오브 더 콩이 대표적이다. 게임성 자체는 준수하지만 플레이가 불가능할 정도의 심각한 최적화 문제를 일으킨 기대작도 적지 않았고, ‘망겜’이라 부를 수준은 아니지만 한국어 미지원에 기대에 못 미치는 우주여행으로 역풍을 맞았던 스타필드도 다른 의미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게임이다.
7. 세계 최대 게임쇼였던 E3, 영영 문 닫는다
▲ E3 영구 중지를 알린 엔터테인먼트 소프트웨어 협회 (자료출처: E3 공식 X)
세계 3대 게임쇼 중에도 가장 화제성이 높았던 E3가 영원한 작별을 고했다. E3를 비롯한 오프라인 종합 게임쇼의 위기는 불분명한 마케팅 효과, 높아지는 비용 등을 토대로 코로나19 대유행 이전부터 제기됐고, 코로나19 발발 이후에는 온라인으로도 홍보 효과를 볼 수 있다는 점을 실감할 수 있었다.
이에 지스타를 포함해 게임스컴, 도쿄게임쇼 등은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병행하며 명맥을 이어왔으나, E3는 침묵을 지켜왔고 작년에는 4년 만의 부활을 예고했으나 참가사 부족으로 개최가 취소된 후 대안을 찾지 못했다. 그 사이에 동일한 기간, 장소에 서머 게임 페스트라는 강력한 경쟁자도 떠올랐다. E3 폐지로 대두된 오프라인 게임쇼의 흔들리는 입지가 어떠한 영향을 미치느냐가 관건으로 떠오른다.
8. 유니티 엔진, 일정 다운로드 넘기면 건당 추가 요금 받는다
▲ 카이로소프트가 유니티 엔진 가격 인상에 항의 차원에서 출시했던 게임 번들 (자료출처: 스팀 공식 페이지)
게임 개발자 입장에서 올해 가장 아찔했던 순간을 꼽으라면 ‘유니티 엔진 가격 인상'이다. 고정비를 높이는 것이 아니라 게임 다운로드 횟수에 따라 비용이 책정되는 이례적인 방식이기에 중소 개발사에 단기간에 과중한 부담을 안긴다는 지적이 빗발쳤다. 결국 유니티는 중소 개발자를 겨냥한 요금제에는 다운로드 건당 추가 요금을 부과하지 않는다며 한 발 물러서는 모습을 보였으나, 일방적인 가격 인상 행보로 신뢰가 무너지며 유니티를 대체할 엔진을 찾는 움직임도 일었다.
유니티는 적자개선을 위해 구조조정 등을 단행했고, 가격 인상 역시 그 일환이라 볼 수 있다. 다만 그간 유니티를 파트너로 생각해온 여러 게임 개발자에 사전 협의나 논의 없이 일방적으로 비용을 높이려던 행위는 B2B 상품에서 더 중요하게 다가올 수 있는 신용에 그림자를 드리우는 일이 될 수 있다.
9. “망 사용료 때문” 트위치 한국서 전면 철수한다
▲ 국내 철수에 대해 설명 중인 트위치 CEO 댄 클랜시 (사진 출처: 트위치 코리아 공식 방송 갈무리)
연말에 국내 게임 온라인 방송 시장에 지각변동이 예고됐다. 이 분야 큰 손이라 할 수 있는 트위치가 다른 국가보다 10배 이상 높은 망 사용료를 원인으로 지목하며 한국에서 철수한다고 밝혔다. 작년부터 트위치는 한국에서만 화질을 720p로 낮추고, VOD 서비스를 중단하며 심상치 않은 조짐을 보였고, 올해는 ‘망 사용료’ 부담을 호소하며 트위치가 직접 다른 플랫폼 이전을 지원하면서까지 완전히 한국에서 떠나겠다는 강경한 의사를 표했다.
이로 인해 다소 잠잠했던 망 사용료 이슈가 게임을 넘어 전방위로 다시금 떠올랐고, 국내에서는 게임 온라인 방송 시장을 잡기 위한 경쟁이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다. 19일부터 베타 서비스를 시작한 치지직을 앞세운 네이버와 국내 인터넷 방송을 주도권을 쥐고 있던 아프리카TV 간 신경전이 거세지는 가운데, 카카오TV, 유튜브 등도 눈치싸움을 벌이고 있다. 이 중 누가 선두에 설지는 내년에 본격적으로 가려질 전망이다.
10. 무패우승, 대한민국 롤 대표팀 아시안게임 금메달 획득
▲ 금메달을 목에 건 리그 오브 레전드 대한민국 국가대표팀 (사진제공: 한국e스포츠협회)
올해는 e스포츠에서 쾌거를 이룬 한 해입니다. 우선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대한민국 e스포츠 국가대표팀이 리그 오브 레전드, 스트리트 파이터 5 종목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그 자체도 값진 성과이며, e스포츠와 게임에 대한 인식개선에도 지대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올해 롤드컵에서 T1이 극적인 과정을 넘어 중국 징동 게이밍을 꺾고 우승을 거머쥐며 e스포츠 최강국이라는 입지는 더 단단해다.
연이어 승전보가 전해지며 e스포츠 진흥에 관련된 이야기도 곳곳에서 흘러나왔다. 다만 성적은 최상급이지만,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만만치 않다. 대형팀이라 할 수 있는 T1과 국내에서 가장 규모가 큰 LCK 모두 적자를 면치 못할 정도로 부실한 수익 구조를 보강해야 하며, 지역 e스포츠 상설경기장애서 게임 대회 기동률이 10%대에 그칠 정도로 쏠림이 심한 콘텐츠에도 새로운 대안을 제시할 필요가 있다. 유력후보로 지목되어 온 오버워치 리그가 사실상 폐지 수순에 접어들었기에 신종목 활성화를 위한 대책이 요구되는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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