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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6.17 11:40

[인디言] 뉴트로 존윅의 유쾌한 복수극, 메탈슈츠

  • console 오래 전 2024.06.17 11:40 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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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탈슈츠 대표 이미지 (사진제공: 에그타르트)
▲ 메탈슈츠 대표 이미지 (사진제공: 에그타르트)

최근 문화계에서 ‘뉴트로’ 열풍이 불고 있다. 얼마 전 인기 아이돌 그룹 에스파가 신규 앨범과 함께 공개한 CD 플레이어가 SNS와 커뮤니티 등지에서 큰 주목을 받아 품귀현상을 일으킨 것을 시작으로, 파란 날개를 가진 클래식 무선 선풍기가 출시되고, 폴더폰의 감성을 스마트폰에 옮겨온 폴더블 폰이 인기를 끄는 것도 것도 이 뉴트로 문화에 기인했다.

이런 흐름은 게임계에서도 관측된다. 콘솔게임 스텔라 블레이드나 P의 거짓의 OST LP판 특전에 유저들의 관심이 쏟아지고, 일신한 다마고치가 유행하고, 고전 휴대용 게임기를 본뜬 UMPC가 등장하는 것만 보더라도 알 수 있다. 이러한 굿즈나 제품에 그치지 않고, 게임 자체에서도 이런 뉴트로 감성을 종종 만나볼 수 있다. 이번에 소개할 플랫포머 슈팅 액션 ‘메탈슈츠’도 그렇다.

화려한 네온 컬러, 오락실 비주얼과 장르. 겉으로 보이는 것은 레트로 감성에 가깝다. 다만 스토리와 콘텐츠는 존윅이나 아이언맨 같은 2000년대 이후 할리우드 액션 영화를 연상케 한다. 꽤 어색할 수 있는 조합이지만, 메탈슈트는 방구석인디게임쇼, 경기게임오디션, 게임스컴 2023에서 나름의 개성을 드러내며 두각을 드러냈다. 어떠한 조화를 이뤘기에 이토록 많은 관심을 받고 있을까? '그를 빡치게 만들지 말았어야 했다'는 설명으로 강렬한 인상을 심어준 뉴트로 슈팅액션 '메탈슈츠'를 개발한 에그타르트 박진만 대표를 만나 이야기를 나눠봤다.

에그타르트 박진만 대표 (사진: 게임메카 촬영)
▲ 에그타르트 박진만 대표 (사진: 게임메카 촬영)

▲ 메탈슈츠 데모 출시 트레일러 (영상출처: 에그타르트 공식 유튜브 채널)

사이보그로 재탄생한 퇴역군인의 복수극, 메탈슈츠

메탈슈츠는 4373년, 먼 미래를 배경으로 한 SF 사이드뷰 플랫포머 슈팅 액션게임이다. 주인공은 오래전 전쟁 영웅으로 칭송받은 퇴역군인 ‘케빈’이다. 게임은 요양 함선에서 반려강아지 ‘엔디’와 평온한 노년을 보내던 케빈이 외계 종족 ‘골리다’의 침공으로 함선이 폭발하고 죽을 고비를 마주하며 시작된다. 함선 폭발로 신체의 대부분을 잃은 케빈이 모종의 이유로 사이보그가 되어 복수에 나서는 이야기가 펼쳐진다.

초기에 내부에서 메탈슈츠는 ‘메타슈츠’라 불렀다. 메타라는 단어에 담긴 다양한 의미를 함축해 게임이 가진 특징을 설명할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어감 측면에서 임팩트가 다소 부족하고, 메탈슈츠라는 이름이 아이언맨을 연상시키며 게임에 잘 어울린다는 점 등을 고려해 메탈슈츠라는 이름으로 바꿨다.

메탈슈츠의 핵심은 메탈슈트 그 자체다. 주인공 케빈은 출시 기준으로 슈트 총 13종을 입을 수 있는데, 슈트별로 각기 다른 특징과 기술을 통해 같은 맵이라도 전혀 다른 공략을 요구한다. 이런 방향성은 최근 유행하는 게임 온라인 방송과도 직결된다. '같은 게임이라도 스트리머마다 공략하는 방법이 크게 다르다면 시청자에게도 호기심을 유발할 수 있지 않을까?'라는 의도다.


▲ 개성 넘치는 여러 슈트로 무장한 케빈을 만나볼 수 있다 (사진출처: 스팀)

케빈이 입은 슈트는 총 2개 자원을 활용한다. 하나는 공격에 쓸 수 있는 에너지와 체력이 조합된 게이지, 또 하나는 궁극기용 자원이다. 슈트마다 게이지를 소모하는 방식은 크게 다른데, 기준은 타격 한 방이 갖는 대미지다. 대미지가 큰 한방을 지녔다면 타격마다 게이지 소모가 크고, 피해가 적다면 타격당 게이지 소모도 적다.

중요한 점은 대미지가 높은 것이 마냥 장점이 아니라는 점이다. 슈팅게임에 있어 중요한 사거리가 슈트마다 차이가 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다만, 일반 공격이 지닌 단점을 상쇄할 수 있는 궁극기를 더해 슈트별로 개성을 살리되 플레이가 과하게 어려워지지 않도록 했다. 가령 사정거리가 짧은 슈츠에는 비교적 적은 대미지라도 맵 전체에 영향을 끼칠 수 있는 궁극기를 주는 식이다.


▲ 레이저세이버 슈트 궁극기는 화면 전체를 절단하는 이펙트로 매력을 살렸으며 (사진출처: 스팀)


▲ 일렉 기타 슈트 궁극기는 락 콘셉트와 전기라는 속성을 한번에 보여주는 비주얼이다 (사진출처: 스팀)

플레이어는 출시 시점에 9개 맵을 만나볼 수 있다. 지구와 비슷한 곳부터 사막, 아마존 등을 테마로 한 여러 행성과 이에 맞춰 구성한 기믹을 만나볼 수 있다. 각 기믹은 새로운 행성이 열릴 때마다 등장하며, 이전 행성에서 출현했던 기믹도 종종 나오기 때문에 이를 고려하며 플레이할 필요가 있다. 박진만 대표는 이런 경험을 반복하다 보면 캐릭터는 성장하지 않더라도 플레이어가 성장하며 누구나 엔딩을 만나볼 수 있도록 구성했다고 설명했다.



다양한 속성과 컬렉션 콘텐츠를 가진 행성들이 대기 중이다 (사진출처: 스팀)
▲ 다양한 속성과 컬렉션 콘텐츠를 가진 행성들이 대기 중이다 (사진출처: 스팀)

에그타르트 “이름처럼 누구나 즐기는 게임 만들겠다”

메탈슈츠를 개발한 에그타르트는 박진만 대표를 포함해 총 6인이 속해 있다. 박 대표는 이전에 사업 및 마케팅을 담당하고 있었는데, 2019년 한 달 동안 만든 게임으로 아내에게 게임 개발을 업으로 삼는 것을 허락 받았고, 2020년에 에그타르트를 설립하며 개발자의 길에 뛰어들었다.

초기에는 퍼즐, 카드게임 등 모바일게임 개발에 힘쓰던 1인 개발사였다. 당시 앱마켓 피처드에 선정되는 등 큰 관심을 받으며 고등학교 동창을 불러오는 등 점차 규모를 키웠다. 그러나 매출이 생각보다 나오지 않았고, 어느 날 통장을 보니 박 대표를 포함한 직원 3명이 1년 간 개발할 자금 정도만 남는 수준에 이르렀다. 이에 2022년 초에 박 대표가 직접 “내가 돈을 어떻게든 마련할 테니 PC 게임을 만들어 보자. 망할 때 망하더라도 만들고 싶은 게임을 해봐야 하지 않겠나”라고 설득했고, 이후 메탈슈츠 프로토타입이 탄생했다.

에그타르트는 7명의 개발자가 소속된 소규모 개발사다 (사진출처: 스팀)
▲ 에그타르트는 6명의 개발자가 소속된 소규모 개발사다 (사진출처: 스팀)

이 과정에서 개발 자금 확보를 위해 머지 서바이벌을 개발한 스티키핸즈 등 다양한 회사로부터 포팅 외주 등을 받으며 개발을 이어나갔다. 이 와중 3개월 간 개발한 메탈 슈츠를 BIC에 전시해 유저로부터는 여러 피드백을, 투자사 및 관계사에게는 협업 제안을 받으며 자금과 방향성을 얻고 지금의 메탈슈츠에 이르렀다.

메탈슈츠가 플랫포머 슈팅게임이 된 것에는 ‘닌자일섬’을 개발한 아스테로이드제이 장원선 대표와의 교류가 영향을 미쳤다. 이전부터 친분이 있던 장 대표와 박 대표는 개발자로 활동하기 시작하며 여러 대화를 나누었고, 맨몸으로 개발에 뛰어든 두 사람이 상부상조하게 됐다. 박 대표는 '장원선 대표와는 경쟁이라기보다 상호협력 관계다. 각자 게임 데모판을 주고 받고 피드백을 나누며 함께 성장했다'라며 감사를 표했다.

메탈슈츠 초기 빌드 스크린샷 (사진제공: 에그타르트)
▲ 메탈슈츠 초기 빌드 스크린샷 (사진제공: 에그타르트)

그러다 2022년 BIC 출전을 시작으로 여러 곳에서 관심을 받으며 게임 완성도가 전반적으로 높아졌다. 사운드 설정을 3D로 변경하고, 컨트롤러 최적화에도 공을 들였다. 내부적으로도 많은 회의를 거쳐 비주얼 개선과 콘셉트 차별화도 이뤄냈다. 친숙한 이미지를 줄 수 있도록 존윅, 로보캅 등 유명 할리우드 영화 콘셉트와 메탈 슬러그와 메가맨 등 아케이드 게임 감성을 조합하면서도, 비주얼을 크게 개선해 메탈슈츠만이 가진 '뉴트로' 감성을 만들어냈다.

빠르게 완성도를 높일 수 있었던 비결은 본격적으로 개발에 들어가기 전에 만든 '맵 에디터' 덕분이다. 박 대표는 다른 업무를 이어나가며 셋이서 개발을 이어가기 위해서는 효율적인 도구가 있어야 한다고 판단했다. 이에 직접 메탈슈츠를 위한 맵 에디터를 제작했고, 에셋을 자유롭게 변환해가며 새로운 맵을 만들어낼 수 있었다. 박 대표는 '2년 만에 9개 행성과 여러 보스전 및 미니게임을 만들어낼 수 있었던 것은 맵 에디터 공이 크다'라고 강조했다.



3D 사운드 추가나 도트 비주얼 개선 등 꾸준한 발전을 이어나가고 있다 (사진출처: 스팀)
▲ 3D 사운드 추가나 도트 비주얼 개선 등 꾸준한 발전을 이어나가고 있다 (사진출처: 스팀)

현재는 회사가 안정되기 시작했기에 박 대표는 경력을 살려 여러 대외활동에 나서고 있다. 메탈슈츠 개발 과정에서 마주했던 여러 피드백과 주요 수상 당시를 회상하며 '직원 분들이 다들 열심히 해주셔서, 꼭 좋은 성과를 내 이 분들이 인센티브를 많이 받으셨으면 좋겠다'는 말을 남겼다.

앞서 해보기는 99.9% 완성도로 출시

우여곡절 끝에 지난 6일 스팀에 체험판을 공개한 ‘메탈슈츠’는 오는 6월 10일부터 시작되는 스팀 넥스트 페스트 출전을 앞두고 지속적인 대외활동과 게임쇼 출전 등을 이어가며 이름 알리기에 집중하고 있다. 박 대표는 '국내 업체들 중에서 우리는 작은 회사다. 하지만 게임에는 자신이 있다. 스팀에 데모가 올라가 있으니 한번쯤 즐겨주시고, 생각해주셨으면 한다'며 '쾌적한 플레이를 위해 데모는 지속적으로 업데이트 중이다'는 말도 더했다.

메탈슈츠는 최종적으로 11~13개 국어를 지원할 예정이다. 밸브가 공개한 스팀 애널리틱스에 있는 지원 언어 상위 10위까지는 모두 포함시키겠다는 포부다. 이 계획은 박 대표 경력을 살린 인맥에 기반한 결과이기도 하다. 박 대표는 '사업부에서 마케팅 업무를 하다가 개발에 뛰어든 모습을 보고 많은 분들이 응원해주고 도움 주신 덕에 가능한 결과라고 생각한다. 주변 분들의 도움에 항상 울컥하는 경우가 있다'고 전했다.

다양한 언어 지원을 통해 앞으로 더 많은 해외 유저를 모을 것으로 보인다 (사진출처: 스팀)
▲ 다양한 언어 지원을 통해 앞으로 더 많은 해외 유저를 모을 것으로 보인다 (사진출처: 스팀)

앞서 해보기 및 그 이후에 대해서는 '스팀 앞서 해보기는 99.9%가 완성된 상태로 출시할 예정이다. 다만, 밸런스는 소규모 개발사에서 QA에 한계가 있다'며, '다양한 피드백을 통해 조절하려고 한다. 이후 앞서 해보기를 통해 밸런스까지 완성한 뒤, 콘솔 플랫폼과 함께 정식으로 출시할 계획'이라 말했다. 오는 10일 시작하는 스팀 넥스트 페스트에서 메탈슈츠가 어떤 성과를 보여줄지, 또 이후 얼마나 발전할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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